( 2019. 8. 19 )
서산 상왕산(象王山) 개심사(開心寺)
10년이 넘어 다시 찾은, 내가 참 좋아하는 절 서산 개심사(開心寺)
호화롭지 않고 크지 않으며 세속에 물들지 않아 보이는 소박하면서도 조그만 절
안도현 시인이 완주 화암사를 '잘 늙은 절'이라 했지만 서산 개심사 또한 아주 '잘 늙은 절'입니다.
주차장에 주차를 하고 상점들 사이를 지나 일주문이 나타납니다.
2008년에는 일주문이 없었지요.
일주문을 지나 개심사에 오르는 길 좌우에 있는 세심동(洗心洞) 개심사(開心寺)
마음을 깨끗이 하고 열라는 뜻인가 봅니다.
진보랏빛 맥문동 꽃이 있어 더욱 아름답고 정겹습니다.
개심사를 오르는 입구에 있는 이정표입니다.
개심사와 문수사 그리고 마애여래삼존불, 보원사지, 해미읍성을 묶어서 돌아보면 좋을 것입니다만
오늘은 개심사, 문수사, 마애여래삼존불만 계획하고 돌아보았습니다.
내년 봄 왕벚꽃, 청벚꽃 피는 봄에 다시 해미읍성까지 모두 찾아볼 계획입니다.
오르는 길은 가파르지 않은 소나무 숲으로 10분 정도 걷기에 좋은 길입니다.
마침 오르는 길 내내 보랏빛 맥문동 꽃이 피어있어 더욱 좋았습니다.
절에 들어서자마자 연못과 붉게 핀 배롱나무꽃이 반겨줍니다.
연못에는 수련과 어리연이 있고 서어나무, 느티나무들이 연못을 감싸고 있어 포근하게 느껴집니다.
개심사로 향하는 넓은 길이 있음에도 굳이 연못 가운데를 가로지른 통나무 다리를 건너 들어갑니다.
연못 위로 넓은 마당이 있고 마당 위로 범종각이 있습니다.
개심사의 특징 중 하나가 자연 그대로의 나무를 목재로 이용했다는 것입니다.
범종각 역시 자연 그대로의 소나무 기둥이라서 더욱 소박한 정겨움이 느껴집니다.
우리 민족의 아픈 역사의 상처가 고스란히 남아있는 범종각 소나무 기둥입니다.
태평양전쟁 말기에 일본의 식민지였던 우리나라는 전쟁물자의 공출과 착취가 극심하였습니다.
일본은 송탄유(松炭油) 조달을 위해 소나무의 송진을 채취하여 이용하기에 이르렀고
1943년에만 4천톤을 수탈해 갔답니다.
그 결과 우리 산하의 많은 소나무들은 굵은 V자 상처를 영원히 간직하게 되었지요.
범종각에서 바라본 안양루 왼쪽의 돌담과 안양루 건물 사이입니다.
개심사의 매력이 바로 이런 것입니다. 일반적인 사찰의 현대적인 모습과는 많이 다르지요.
안양루의 전면에는 안양루(安養樓)이지만 뒤편에는 '상왕산개심사' 현판이 달려있습니다.
안양루에는 운판, 목어, 법고가 있습니다.
'지혜의 칼을 찾는다는 집'이란 뜻의 심검당(尋劍堂)입니다.
지금은 종무소와 요사채로 이용되고 있으나 선실(禪室)이나 강원(講院)으로 사용되는 건물에 많이 붙이는 이름이랍니다.
휴식을 취할 겸 심검당 마루에 걸터앉아 잠시 생각에 잠겨보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대웅보전(大雄寶殿). 조선시대의 건축물로 보물 143호입니다.
일반적으로 대웅전에는 석가모니불을 주존불로, 약사여래불과 아미타여래불을 협시불로 모셔져 있습니다.
하지만 어떤 연유에서인지 개심사 대웅전은 아미타불이 주존불로 모셔져 있습니다.
본시 아미타불을 모신 곳은 극락전(極樂殿)입니다.
개심사 대웅보전의 목조 아미타불좌상은 고려 후기의 불상으로 보물 1619호입니다.
부처(여래)와 보살(菩薩)의 쉬운 구별 방법을 알아보겠습니다.
부처(여래 如來)는 머리가 소라 껍데기 모양의 곱슬머리(나발 螺髮)이지만
보살은 삭발한 두건을 쓰고 있던지 머리에 화려한 보관을 쓰고 있습니다.
또한 여러가지 지물(持物 연꽃, 여의주, 금강저, 석장, 정병)을 지니고 있답니다.
보살은 보리살타(菩提薩唾)의 약칭
명부전(冥府殿). 지장보살 좌상이 모셔져 있습니다.
명부(冥府)란 염마왕이 다스리는 유명계 또는 명토(冥土)를 통틀어 이르는 말이며
명부전은 지장보살을 모시고 죽은 이의 넋을 인도하여 극락왕생하도록 기원하는 곳으로
지장보살을 주불로 모신 곳이므로 지장전이라고도 합니다.
명부전 앞에는 그 유명한 청벗꽃나무가 있고 옆에는 배롱나무가 있습니다.
청벚꽃은 4월 하순에 만개하나 배롱나무 꽃은 지금이 한창이었습니다.
근래에 지어진 독선당
강인한 생명력의 고사리 종류
개심사 오르는 숲 속 길가의 맥문동 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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